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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로 술 만들기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저도 또 실수를 했습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실패가 훌륭한 발명과 발견으로 이어진 사례는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패는 그냥 실패로 끝납니다. 술을 만들려고 찹쌀 10kg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실수로 현미 10kg를 주문했습니다. 그걸 배달받고 몇 주 후에나 알았습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못 만들다 어제 만들려고 쌀을 확인하다 알게 되었습니다. 잠깐 멘탈이 날아가서 좀 생각해봤습니다. 현미는 장기간 보관이 안되고, 금방 곰팡이가 생깁니다. 저 혼자 어떻게 상하기 전까지 먹을 수 있는 양은 2kg 정도이고, 8kg는 상해서 버릴 텐데... 무거워서 남 주기도 힘들고... 결국 이리 버리나 저리 버리나 버리는 건 마찬가지라는 생각으로 현미로 술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

Food 2022.05.01

미더덕 손질하는 방법

요즘 미더덕이 나오는 철입니다. 이 시기 (4~6월) 이외엔 냉동밖에 구할 수 없습니다. 미더덕은 오만둥이 하고 비슷하게 생겼지만, 몇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맛은 비슷합니다. 크기는 미더덕이 더 큽니다. 미더덕이나 오만둥이 모두 딱딱한 껍질로 쌓여있지만, 미더덕은 보통 그 부분을 칼로 도려내어 판매합니다. 미더덕은 둘 다 해물찜에 넣어먹을 수 있긴 한데, 미더덕이 더 비싸고, 한 철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해물찜에선 오만둥이를 사용합니다. 미더덕을 회로 먹으면 멍게와 비슷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멍게보다는 맛과 향이 약합니다. 저는 멍게 향이 너무 강해서 초장을 아주 많이 찍지 않으면 못 먹겠습니다. 미더덕도 멍게보다는 연하지만, 특유의 맛과 향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립니다. 손질법은..

Food 2022.05.01

연구자로서 미래를 보는 것에 대해서

저는 대학원생 시절 매우 무능한 연구자였습니다. 학업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알고 있는 지식을 연구에 거의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교수님께 의지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학생의 발표를 보고 그동안 제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 학생분은 자신의 연구를 자신의 연구라고 생각하고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정보를 찾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을 보고, "아... 저것이 자신의 연구이구나..."라고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어떤 연구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연구자 본인이어야 합니다. 내가 한 일을 내가 가장 잘 알아야지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이상하지 않습니까?... 아무튼 저는 그때까지 몰랐습니다. 그게 제가 연구자로서..

돼지갈비 오븐 통구이

이번에 만든 요리는 돼지갈비 오븐구이입니다. 컨벡션 오븐을 구매하고 (아마도) 처음으로 만들어본 고기 요리였습니다. 그때는 집 앞에 마트도 있었고, 옆 집에 함께 술 만들던 사람도 살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대학원 간다고 이사가 버린...) 새로운 요리 기구를 구했다고 들떠서 집 앞 마트에 옆집 사람과 함께 돼지갈비를 사러 갔는데... 썰지 말고 통으로 달라고 이야기했던 게 생각나네요. 맛있었습니다만, 그 후로 마트가 사라지고 다른 요리들 만들다 보니 몇 년간 안 만들고 있었네요. 그냥 옛날 생각나서 만들어봤습니다. 초심을 잊지 말자는 마음으로... 보통 돼지갈비라 하면 예전에는 돼지의 특정 부위를 지칭하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양념 혹은 요리 이름을 지칭하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20년 정도 전쯤 돼지갈..

Food 2022.04.24

때때로... 연구자로서 자괴감을 느낍니다.

가끔씩이 아니라 자주... 아니... 거의 항상 자괴감을 느낍니다. 제 연구주제는 신약개발 연구자의 연구를 도와주기 위한 툴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신약개발 연구자들의 연구방법을 이해하고, 그 방법을 컴퓨터로 구현하여 연구자를 돕는 것이 제 연구 목표입니다. 약물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법론과, 실험 이전에 판단하기 위한 기준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공부하고 컴퓨터로 구현하고 자동화하여 연구자의 판단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저는 제가 개발한 것들을 신약개발 연구자에게 보여주고, 그 판단을 듣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아무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제가 개발한 것에 대해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들이 대부 부분이고, 그마저도 이야기를 들으려는 사람이 있을 때는 이해조차 하지 못..

이야기 2022.04.24

유용한 cheminfomatics 툴들

많은 툴들이 있지만, 제가 사용하는 것들 위주로 올립니다. python 모듈: rdkit - python cheminformatics 모듈입니다. openbabal - cheminformatics 프로그램입니다. python module (pybel)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분자 그림 그리는 툴: marvin JS: marvin Sketch의 웹버전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https://marvinjs-demo.chemaxon.com/latest/index.html ChemDraw: 비슷한 툴인데, 합성 하시는 분들이 많이 쓴다고 합니다. https://chemdrawdirect.perkinelmer.cloud/js/sample/index.html SMILES 을 붙여넣어서 입력할 수도 있고, 그..

닭강정의 추억... 이가닭강정 고한점 (하이원 리조트)

저는 먹는 것보다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니, 그것은 욕구입니다. 인간에겐 많은 욕구가 있지만, 저에겐 요리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습니다. 요리하지 않으면 욕구불만이 생겨버립니다. 한때, 저는 이미 닭튀김에 새로움은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이원 리조트에 출장 가서, 이가 닭강정을 주문해먹었을 때 저는 신세계를 발견하였습니다. 바쓰라고 하는 중국식 맛탕이 있습니다. 한국식 맛탕과의 차이는, 설탕을 기름에 튀겨서 튀긴 고구마에 얇게 묻히고 사탕처럼 굳힌 것입니다. 이가 닭강정은 바쓰처럼 겉이 설탕으로 코팅되어 바삭하게 부서졌습니다. 튀김옷이 바삭한 게 아니라, 코팅으로 바삭한 맛을 내다니... 그것은 치킨의 신세계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느껴보지 못한, 치킨의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 2022.04.19

bashrc 설정, 생성되는 파일 권한 설정

bash는 리눅스에서 많이 사용되는 쉘 환경 중 하나입니다. .bashrc는 bash 의 유저 설정 파일입니다. 새 터미널이 bash 로 시작되면. profile 이 먼저 읽어집니다. .profile을 열어보면 $HOME/.bashrc 파일이 있으면 $HOME/.bashrc 파일을 source에 추가하라고 되어있습니다. . $HOME/.bashrc 라 적힌 줄이 있습니다. 리눅스에서 . 은 source 명령어와 같습니다. source나 . 은 현재 쉘에 스크립트 파일을 적용하라는 의미입니다. 스크립트 파일이 실행 가능이 아닐 때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bashrc 파일에서 자주 사용하는 설정입니다. umask 022 alias ssh='ssh -Y' alias ls='ls --color=tty -F' ..

Computer 2022.04.18

단백질-약물 결합을 분석할 때 중요한 요소

CADD 하는 사람들이 의약화학자에게 도킹 구조를 보여주면서, "이게 약이 될 것 같아요?" 라고 묻는 것은 아마 다들 경험해본적이 있을 것입니다. 의약화학자들이 어떠한 관점에서 이 문제에 대하여 답을 하는지 이해한다면, 좋은 CADD 툴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경우 생물학의 문제들에 대한 적절한 답은, "그때그때 달라요."입니다. 단백질-약물 결합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어진 타깃에 대해서 다를 것입니다. 그래도 제가 경험적으로, 그리고 많은 데이터로부터 알게 된 것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단백질-약물 결합에 어떠한 원리가 있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물학에서 원리라는 것은 경험적이고, 물리학에서의 원리에 비하면 약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좀 더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무언가가 ..

하스스톤

하스스톤 처음 나왔을 때는 많이 했는데... 이제는 도저히 못따라가겠네요. 당시엔 유희왕이 생각나서 좀 특이하게 플레이해봐야겠다 싶어서, 코스트 낮은 카드나, 공격력이 낮은 카드만 덱에 넣어보기도 했습니다. 주로 사제로 플레이하면서 상대를 고쳐주면서 어그로를 끌기도 하고... 회복시 카드를 뽑을 수 있게 해주는 카드가 있기도 해서 손에 쥔 카드는 언제나 넉넉했습니다. 한번은 사제대 사제로 붙었는데, 상대의 캐릭터 빼앗는 스킬 써서 회복 사용시 카드 뽑기를 해주는 놈을 3마리 뽑아놨더니, 카드가 너무 심하게 많이 뽑혀서 더이상 뽑을 카드가 없어서 패배했던 적도 있습니다. 이것이 유희왕에서 본 덱 파괴 전술 인가...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애용하는 카드는 퀘스트중인 모험가입니..

Game 2022.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