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요리와 인공지능

Novelism 2022. 9. 28. 23:18

 

 "인공지능으로 요리 개발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이 든 계기는 랍스터 크래커 잭을 봤을 때입니다. 

 요리 경연대회에 출연한 출연자가 랍스터 크래커 잭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크래커 잭이란 캐러멜 팝콘입니다. 랍스터를 넣은 캐러멜 팝콘 같은 요리입니다. 

 심사위원들은 다들 경악했지만, 정작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놀랐습니다.

 왜 그 요리를 부정했을까요? 간단합니다. 그냥 생소하니까... 그런 요리는 상식 안에 없으니까... 

 그런 요리가 없다는 상식을 잠시 버려두고, 그냥 다른 상식만 가지고 생각을 해봅시다. 

 달고 짠 것은 기본적으로 맛있습니다. 

 랍스터나 캐러멜이나 강한 향을 가지거나 다른 재료와 어울리지 못하는 재료는 아닙니다. 

 랍스터에 단맛을 더해도 맛이 나빠지지 않고, 캐러멜에 짠맛을 더해도 나빠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랍스터와 캐러멜을 섞어도, 별로 나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인간은 편견에 의해서 그런 시도를 잘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허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상식은 중요합니다. 상식 또한 데이터로부터 학습되는 것이고, 데이터로부터의 학습이라는 점에선 머신러닝이나 인간의 학습이나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요리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재료 사이의 어울림입니다. 

 요리에는 함께 사용하는 재료, 서로를 대체할 수 있는 재료, 함께 사용해선 안 되는 재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쌀은 보리와 함께 사용할 수도 있고, 어느 정도 대체도 가능합니다. 

 간장과 훈제향, 간장과 치즈 맛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미역국에 매실액 같은 것은 아마도 어울리지 않을 것입니다. 

 미역국은 단맛이나 신맛으로 먹는 게 아니니까요. 미역 초무침이라면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함께 먹을 경우 소화나 흡수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식재료들도 있습니다. 

 아무리 각각이 좋은 재료일지라도,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을 함께 사용한다면 요리를 망치게 됩니다.

 

많은 요리 데이터가 있다면, 식재료들 사이의 적절한 관계가 학습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요리에서 특정 재료를 다른 재료로 대체하거나,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재료를 추가로 넣거나, 아직 시도하지 않았던 서로 어울리는 재료들을 찾아서 새로운 조합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식재료에 대한 정보를 단순히 이름만으로 넣어주는 것보다, 식재료의 맛과 향 같은 다양한 특징들을 함께 입력해준다면 더 좋은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이 할 수도 있지만, 인공지능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오히려 사람은 편견을 가지고 꺼리던 시도를 인공지능은 편견 없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랜덤 조합 같은 것을 많이 시도한다면, 새로운 요리가 나오고, 그중 운 좋게도 괜찮은 요리가 나올 수도 있지만, 그건 지능이라 하긴 어렵죠. 인공지능은 그것보다는 훨씬 효율적으로 괜찮은 요리를 찾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