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은 한 10년 만에 만들어보는 것 같습니다.
대학원생 시절에 여러 번 만들었던 것 같은데, 그 후에 이사 간 동네에 좋은 감자탕집이 있어서 굳이 직접 만들어먹지 않았던 것 같네요. 뭐 대학 근처에도 좋은 곳은 있었지만...
감자탕을 끓일 때는 뼈가 분리될 정도로 끓여야 국물에 깊은 맛이 나옵니다. 좀 더 오래 끓이면 아예 뼈가 으스러지기도 합니다.
아무튼 감자탕을 먹는데 뼈가 뚝뚝 분리되지 않는데 맛이 난다면, 그냥 조미료 맛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감자탕은 적당히 괜찮은 고기를 오래 끓이기만 해도 맛이 좋습니다. 국밥은 정성입니다.
일단 인터넷에서 돼지 목뼈 6kg를 샀습니다. 저 가격표는 안 맞는 거니까 무시하시고.. 대충 3만 원 정도였습니다.
돼지 목뼈는 등뼈에 비해 살이 더 많이 붙어있습니다. 등뼈보다 비쌉니다. 등뼈는 보통 1kg에 3천 원대인데, 목뼈는 1kg에 5천 원 정도 합니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뼈에서 냄새가 좀 나서 핏물 제거를 열심히 했습니다.
고기에서 나는 악취는 대부분 피에서 나는 것이라 냄새 자체를 제거하려면 핏물을 잘 제거해야 합니다. 물고기... 회가 비리다면 아마도 피 빼기를 제대로 안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핏물 제거방법은 물에 오래 담그는 것과 물에 초벌로 삶고 물을 버리는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저는 보통 국밥 만들 때 둘 다 사용합니다.
향신료나 다른 것들을 넣는 것은 냄새가 사라지게 하는 것보단 더 강한 냄새로 덮어버리는 것에 가깝습니다.
냄새 분자를 분해하는 물질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물에 고기를 밤새 담갔습니다. 하는 김에 소금하고 럼(40도 정도)하고 와인식초를 넣었습니다. 중간에 물을 2번 정도 갈아줬습니다.
다음날 아침... 고기에서 붉은색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초벌로 삶습니다.
귀찮으니까 그냥 뜨거운 물에 고기를 넣는 게 아니라, 고기를 넣은 채로 물을 끓였습니다.
대충 끓기 시작하고 10분 정도 삶은 후에 찬물로 깨끗이 씻고, 냄비도 씻었습니다.
초벌로 삶은 고기에 찬물을 넣고 채소, 향신료를 넣고 삶아줍니다.
마늘, 파, 양파, 월계수 잎, 후추, 산초가루, 고수를 넣었습니다. 우측은 1시간 후...?
삶으면서 수시로 기름을 걷어냈습니다.
2시간.. 3시간 정도 삶았습니다. 국물이 매우 진하게 나왔습니다.
고기와 뼈도 다 떨어져 나갑니다.
뼈에서 고기를 분리해서 따로 담아줍니다. (감자탕에 뼈 발라서 순살 감자탕 만드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직장 가져가려고 살 발랐습니다.) 국물은 체에 걸러서 뼛조각과 향신료를 제거합니다.
간장 뼈찜: 각종 향신료를 끓인 물에 육수를 넣고 섞어줍니다. 향신료는 그냥 집에 있는 거 아무거나 넣었습니다... 펜넬, 바질, 파슬리, 큐민, 타마린드, 후추, 산초, 오레가노, 정향...?
(조릴 거니까 물은 많이 넣지 않는 게 좋습니다.) 여기에 고추와 간장, 생강, 설탕, 굴소스, 다진 마늘, 대파, 후추, 고춧가루를 넣고 끓입니다. 간장만 넣으면 자극적인 짠맛이 나는데, 설탕을 넣으면 식당에서 파는 간장 뼈찜 맛이 납니다.
그리고 건더기를 건져버리고 버섯, 파, 고수, 고기, 불린 당면을 넣고 끓입니다. 뭐.. 색은 진하게 나오지 않아서 아쉽지만... 맛은 좋았습니다.
감자탕: 미리 삶아둔 우거지를 육수에 넣고, 고춧가루, 다진 마늘, 대파, 간장, 굴소스를 넣고 끓입니다.
우거지가 부드러워지면 고기와 버섯을 넣고 10분 더 끓입니다.
처음에는 양념이 따로 놀거나 자극적인 맛이 나고 배추에서 풋내가 나지만, 한 4시간쯤 숙성을 하면 재료들끼리 조화를 이루면서 맛이 부드러워집니다. 참 신기합니다.
직장 가져가서 먹었습니다.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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