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81

닭강정의 추억... 이가닭강정 고한점 (하이원 리조트)

저는 먹는 것보다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니, 그것은 욕구입니다. 인간에겐 많은 욕구가 있지만, 저에겐 요리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습니다. 요리하지 않으면 욕구불만이 생겨버립니다. 한때, 저는 이미 닭튀김에 새로움은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이원 리조트에 출장 가서, 이가 닭강정을 주문해먹었을 때 저는 신세계를 발견하였습니다. 바쓰라고 하는 중국식 맛탕이 있습니다. 한국식 맛탕과의 차이는, 설탕을 기름에 튀겨서 튀긴 고구마에 얇게 묻히고 사탕처럼 굳힌 것입니다. 이가 닭강정은 바쓰처럼 겉이 설탕으로 코팅되어 바삭하게 부서졌습니다. 튀김옷이 바삭한 게 아니라, 코팅으로 바삭한 맛을 내다니... 그것은 치킨의 신세계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느껴보지 못한, 치킨의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 2022.04.19

예산이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대학원에 다닐 때, 연구실의 연구비는 연 3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생은 3명 정도 있었습니다. 돈이 참 부족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아껴서 해외 학회에 가서 발표도 했습니다. 뭐 저는 해외출장을 매우 싫어했지만... 해외 출장 가서 발표도 못하는 사람은 졸업시킬 수 없다는 교수님의 방침에 따랐습니다. 그 후로 졸업하고 다른 곳들을 다니다 보니, 예산이 많지만 낭비되는 곳들도 많았습니다. 예산이 부족한 게 아니라 도둑놈이 많다는 말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게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유명한 이야기로 예산 소비하기 위해서 보도블록을 바꾼다고 하죠. 예산을 다 소비하지 못하면, 예산을 깎아버리기 때문입니다. 예산이 깎이는 상황은 어떤 조직에서나 손해로 여겨..

이야기 2022.04.07

실패로부터만 배울 수 있는 것

성공하는 길을 배우는 가장 좋은 길은 아마도 성공해보는 것일 것입니다. 실패하는 길을 10가지 아는 것보다, 성공하는 길 하나를 아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성공하는 길을 그대로 가면 되니까요. 세상엔 생각보다 제대로 된 길이 많지 않으니까요. 인공지능 분야에서 강화 학습을 공부하다 보면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 것입니다. 좋은 리워드를 받은 선택을 더 자주 하도록 최적화를 해나가는 과정이 있는데, 당연히 좋은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 길을 한 번도 가지 못했다면 학습이 잘 되지 않습니다. 강화 학습 자체가 인간의 학습의 강화 개념을 본떠서 만든 거라 인간이나 인공지능이나 유사합니다. 저도 대학원생 시절엔 실패 투성이었지만, 단 한 번의 운 좋은 성공으로 인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무엇이 좋은 연구인지 이..

이야기 2022.03.31

일을 쉽게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우리가 본질적으로 생각을 해봅시다. 우리가 무언가를 하는 이유는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안될 일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해봐야 안되니까 마음만 불편하고 피곤하고 성과는 없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할 이유가 명확한 일, 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있는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일이 아니라면, 해봐야 결국 되는 일은 없고 마음은 괴롭고 피곤하고 시간은 그래도 흐르죠. 제가 대학원생 시절 4년 정도를 무 성과자로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5년 차쯤에 갑자기 괜찮은 연구주제가 있어서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시작하고 3개월 정도로 마무리되었습니다. 4년간 했던 일들은 잘 안 풀리고 정작 될만한 일은 3개월이면 되는 것을 경험하고 보니 굳이 안될 일에 시간 쓰는 것보다는 될 ..

이야기 2022.03.26

리더에게 제일 필요한것

왜인지 모르겠지만, 리더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삼국지가 생각났습니다. 전통적인 관념에서 인기 있는 군주인 유비는 대체 무엇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유비 세력에 유능한 사람이 많지만, 왜 유비가 군주인 것일까요? 단지 한 황실 종친이라는 이유로? 명확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당시에 황실 종친은 상당히 많은 상황인데 그리 유력자도 아닌 유비가...? 능력치 사기 캐릭터 조조 때문인지, 유비가 그렇게까지 유능한 군주로 보이진 않습니다. 도원결의 이후로 적벽대전 이전까지 제대로 기반을 닦지 못하고 끊임없이 떠돌기만 했습니다. 전투력으로는 당시 최강이라 할 의형제들과 불리할 때마다 이세력, 저 세력에 붙을 수 있을 만큼의 외교적 교섭력을 가진 부하들이 있었지만 말이죠. 유비가 가는 세력마다 망해버린다는 게 문제..

이야기 2022.02.16

인공지능 신약개발 회사가 느끼는 어려움

앞으로 인공지능 스타트업과 신약개발 회사를 지원하고 둘 사이를 중계하는 일을 할 예정입니다. 일단 저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니,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사업가가 느끼는 어려움도 있지만, 연구원이 느끼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저는 일단 연구원이었기에 연구원의 입장에서 글을 쓰겠습니다. 이미 사업 초창기라고 하기도 어려운 시점인데 여전히 문제는 해결된 것이 없다는 생각만 드는군요. 1. 전문 인력 부족, 소통의 어려움 신약개발은 어려운 일이고, 인공지능도 어려운 일입니다. 신약개발에 필요한 만큼 충분한 능력을 갖춘 인재를 구하기 어렵습니다. 설령 그만한 인재가 있는 경우에도, 그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의 시스템적인 문제들은 둘째..

이야기 2022.02.11

면접관의 입장에서, 면접자의 입장에서

얼마 전까지 면접관의 입장이었다가, 면접자의 입장이 되어보니 좀 더 여러 가지가 보이기도 하고, 아쉬움도 남네요. 면접관 입장에선 면접자들이 질문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는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했지만, 면접자의 입장이 되어보니 저도 그렇게 답변을 잘 하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짧은 시간 안에 명언급 답변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영화나 소설은 작가가 열심히 고민하면서 대사를 만든 것이지, 현실의 대화는 아니니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유능한 사람은, 머리 좋고 타고난 재능이 있고 실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대화가 되는 사람입니다. 인간이 혼자 사는 게 아닌데, 결국 업무적인 일은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상대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이야기 202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