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81

예전 사진들 4: 전 직장 퇴사하던 날

아... 엽기가 느껴지네요. 제 전 직장은 퇴직 시 전직 관련 정보를 요구했습니다. 퇴직하는 사람에게 뭐 그런 걸 요구하나 해서... 저렇게 썼지만 제출은 안 했습니다. 전 직장에서 뒷산 탐험하다 발견한 드루이드 전승 지팡이로 이사 짐을 날랐습니다. 짐 대부분은 그냥 논문이죠. 나무줄기가 아니라, 나무뿌리입니다. 저것을 뽑아내려고 몇 달간 고생했습니다. 뽑아내는 과정에서 한 대 맞아서 상처 나기도 했습니다. 뭐 일단 계약 만료로 인한 퇴사라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실업급여 신청하러 고용복지센터 갔을 때, 전직 연구원: 계약 만료로 인한 퇴사였고, 전 직장 근무기간 3년 10개월입니다. 직원: 2년 초과 근무한 사람은 실업 급여 인정이 안됩니다. 전직 연구원: 연구원이었습니다. 직원: 아 연구원..

이야기 2021.10.29

예전 사진들 3. stairway to secret garden?

이어서 올립니다. 전 직장 산책코스 입니다. 봄이 되면 돌계단 양 옆으로 꽃이 펴서 매우 아름답습니다. 저 계단 입구가 식물들로 가려져서 사람들이 잘 가지 않습니다. 비밀 정원으로 가는 계단은 아닙니다. 그냥 쓰러진 나무와 개미집이 있습니다. 버섯도 좀 있습니다. 팁코 주스 싸고 맛있습니다. 잘 찾아보면 3400원 정도 하는거 있습니다. 수박주스가 좋은데 계속 품절이네요. 유통사는 광동... 쵸콜릿에 미쳐살던 시절... 출장 다녀올 때마다 초콜릿만 수십만원어치 사왔었는데... 유럽에서 파는 고디바 바는 개당 6천원, 미국에서 파는 고디바는 바 기준 개당 4천원 정도로 좀 더 저렴합니다. 제조하는 곳이 다른 것 같습니다. 고디바는 좋아하는 브랜드입니다. Queen 의 don't stop me not 에도 ..

이야기 2021.10.28

예전 사진들 1

예전에 쓰던 아이폰 사진 백업을 안 했어서 오랜만에 켜서 확인해봤습니다. 주로 전 직장에서 찍은 사진이네요. 그냥 재미있어 보이는 거 올려봅니다. 감자 싹은 독특하게 생겼습니다. 알아보기 쉽습니다. 무화과입니다. 나무가 수액을 맞고 있습니다. 이 나무는 키메라입니다. 아래는 단풍잎인데, 위는 다른 잎입니다. 영지버섯 같아 보이는데, 잘 모르겠네요. 콩 좋아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길러본 적이 없습니다. 주말농장에 심었던 건 고라니가 다 뜯어먹었습니다. 이런 말이 있죠. 콩심은데 콩 난다. 하지만 안 날 수도 있습니다. 잡초 나오기도 합니다. 콩 안 심었는데 나오기도 합니다. 돈육 소시지이군요. 보통 저런 비닐에 들어있는 것은 어육소시지인데... 돈육 소시지는 그냥 먹으면 비려서 먹기 힘듭니다. 전자레인지에..

이야기 2021.10.28

집에 벌이 들어왔습니다. 항상 방충망을 닫아두는데 대체 어디로 어떻게 들어온 것인가요? (하루에 10마리씩 보이는 모기는 대체 어디로 들어오는 것인가요?) 그보다 이 벌 뭔가 무섭습니다. 말벌 같아보이는데... 크기는 한 2cm? 파리채로 밀면 파리채 위에 올라가는데, 파리채를 들고 창밖까지 데려가려 하면 계속 날아서 도망갑니다. 파리채로 쳐서 죽일 수 있지만 뭔가 귀여워보여서 안죽였습니다. 말 안듣는 놈이 귀여운 것이죠. 한 20번쯤 시도해서 겨우 내보냈습니다. 다신 오지마라! 올거면 집세를 대신 내주던가...

이야기 2021.10.12

반려 동물과 인공지능

저는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하고 싶은 일이 여럿 있습니다. 일단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인 신약개발, 좀 더 장기적으로, 반려 인공지능이 있습니다. 반려 인공지능은 인공지능 비서가 생활과 업무의 서포트를 지향함과 반대로, 인간과 정서적인 유대, 교감을 지향합니다. 물론 현재의 인공지능은 감정을 가지지 못하기에 진정한 교감은 아닙니다. 사람은 직접적으로 타인의 마음을 볼 수 없습니다. 상호작용을 통해서 타인을 인식하고, 자신의 마음에 비추어 감정을 추정할 뿐입니다. 인간과 인간의 교감마저도 근본적으로 따져보면 진짜 교감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사람은 비록 생물이 아닐지라도 물건에 정을 붙이는 존재입니다. 인형이 좋다고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고, 캐릭터와 결혼하겠다는 사람도 있으니 정서적인 안정이 ..

이야기 2021.09.07

절차상의 정의

가치관에서의 정의는 가치관의 수만큼이나 다양합니다. 무엇이 옳은가? 그것은 가치관마다 다릅니다.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전부 만족할 수 있는 것은 매우 드뭅니다. 그나마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관 정도는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모든 사람이 동의하진 않고, 동의한다 하여도 따르진 않습니다. 절대적인 모든 사람이 동의하고 따르는 가치관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인간이 다툼을 끝내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서로 동의하고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것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로남불은 안됩니다. 정의에 대한 가치는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선택이 가능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실과 가치판단이 마구 섞여 있는 어려운 ..

이야기 2021.09.03

인간이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

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직접 볼 수 없습니다. 어디 인간뿐이겠습니까? 우리는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을 측정(상호작용)이라는 행위를 통해서만 알 뿐 직접 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느낍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동감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감 능력은 초자연적인 것도, 영적 능력도 아니 닙니다. 도덕감정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의 견해에서 동감은 타인이 처한 상황을 자신이 겪는다고 상상함으로써, 그 사람이 느낄 감정을 이해하고, 자신도 그 감정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중에서도 특히 그 감정을 느끼는 현상은 매우 신기하고도 중요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동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서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생각해보면 동감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윤리 의식은..

이야기 2021.08.01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람

솔직히 스타트업에 다닌 지 2년 조금 넘은 제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제 생각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사람은 2년 만에 꼰대가 되는 거죠.) 저도 창업을 결심한 적도 있고, 구직자 입장에서도, 구인자 입장에서도 어떤 사람이 회사에 필요할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저는 지금은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 상당히 경력이 맞는 사람이 되어 있지만, 당연히 다른 분야에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별로 끌리지 않는 사람, 왜 지원했는지 모를 사람입니다. 사실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를 떠났을 때, 차라리 다른 분야로 가볼까 해서 상당히 다른 쪽에 지원해보기도 했습니다. 뭐 지원하고 면접 봤던 회사 분들께는 미안하지만, 그냥 서로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지원한 것 뿐이고 굳이 꼭 들어가겠다 같은 생..

이야기 2021.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