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84

인간이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

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직접 볼 수 없습니다. 어디 인간뿐이겠습니까? 우리는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을 측정(상호작용)이라는 행위를 통해서만 알 뿐 직접 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느낍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동감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감 능력은 초자연적인 것도, 영적 능력도 아니 닙니다. 도덕감정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의 견해에서 동감은 타인이 처한 상황을 자신이 겪는다고 상상함으로써, 그 사람이 느낄 감정을 이해하고, 자신도 그 감정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중에서도 특히 그 감정을 느끼는 현상은 매우 신기하고도 중요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동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서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생각해보면 동감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윤리 의식은..

이야기 2021.08.01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람

솔직히 스타트업에 다닌 지 2년 조금 넘은 제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제 생각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사람은 2년 만에 꼰대가 되는 거죠.) 저도 창업을 결심한 적도 있고, 구직자 입장에서도, 구인자 입장에서도 어떤 사람이 회사에 필요할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저는 지금은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 상당히 경력이 맞는 사람이 되어 있지만, 당연히 다른 분야에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별로 끌리지 않는 사람, 왜 지원했는지 모를 사람입니다. 사실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를 떠났을 때, 차라리 다른 분야로 가볼까 해서 상당히 다른 쪽에 지원해보기도 했습니다. 뭐 지원하고 면접 봤던 회사 분들께는 미안하지만, 그냥 서로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지원한 것 뿐이고 굳이 꼭 들어가겠다 같은 생..

이야기 2021.07.23

역사를 배우는 이유

역사를 배우는 이유가 하나뿐일 수도 없고, 모든 사람에게 이유가 같을 수도 없으니 그냥 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사람은 무언가를 원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왜 원하는지를 명확히 모를 때가 많습니다. 저는 역사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이유를 몰랐습니다. 대학생 시절 교양 수업으로 역사 관련 과목들을 배우면서, 그 이유를 찾고싶어했습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역사는 어느정도 반복되는 것이고, 교훈이기 때문에, 배워두면 유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납득이 안되고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남의 역사보다, 우리의 역사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고, 고대사보다는 현대사를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지 교훈을 얻기 위해서라면, 굳이 우리의 역사를 배울 필요 없이..

이야기 2021.07.10

느슨한 윤리관

정의는 죽었습니다. 죽을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급변하고 혼란스럽고 살길은 점점 막막해지고... 제가 어린 시절엔 지구촌이나 세계는 한가족이니 하면서 착하게 살라, 이웃에게 친절하게 대하라고 가르쳤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유학사상에서 전해내려오는 의를 표현하는 말 중 견리사의 견위수명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익을 보면 그것이 의로운가 생각하고, 위기를 보면 목숨을 바치라는 말입니다. 논어에 나오는 말로, 안중근 의사께서 좋아하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살신성인 같은 표현이 있겠군요. 훌륭한 생각입니다. 비단 유학사상을 제외하고도, 전통적인 의, 혹은 정의 대한 관념은 비슷했습니다. 약자를, 혹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것..

이야기 2021.06.24

목적과 수단

뮌헨의 시민전쟁에서 경험한 사실들을 통하여 나는 오래전부터 정견은 큰 소리로 선전하거나 실제로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그 목표를 바탕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다만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수단에 따라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부당한 수단은 이미 그 수단을 사용하고 있는 장본인부터 그 명제의 설득력을 스스로 믿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원칙, 즉 '악을 위해서는 허락되지 않는 수단이라도 선을 위해서는 허락될 수 있다'는 원칙이 여기서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 세계사에서 유감스럽게도 되풀이 관철되고 있는 이 견해가 여전히 옳은 것이라면 도대체 누가 선과 악을 결정하는 것일까? ... 어떤 일이 선이냐 악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그 일의 성취를 위하여 ..

이야기 2021.06.24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저는 항상 고민합니다. 제 지도교수님이 쓸데없는 고민좀 그만하라고 말씀 하셨을 만큼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 말을 듣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내가 고민해봐야 소용없는 일을 고민하는것은 의미없는 일이고, 그 시간에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는게 낫다는 것입니다. 제 고민중 하나는 이 험한 현대 사회에서, 한 사람의 사회인, 직업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입니다. (빵상 아줌마의 표현으로는... 어떻게하면 출세할까, 어떻게 하면 돈 많이 벌까? 이소리 랍니다. ) 직장생활에서 제 자세는 이렇습니다. 나는 지금 받는 돈을 받기 위해서 회사를 다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능력과 경험을 쌓고, 가치를 더 높혀서 연봉을 높히기 위해 이 회사를 다니고 있다. 라는 것입니다. 현재 받는 보상은 많건 적건..

이야기 2021.06.21

모험가

미국 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위대성은, 지금까지 동쪽으로만 한정됐던 인도로의 항해를 지구가 구형이라는 것에 착안하여 서쪽으로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한 데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아이디어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생각해 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 그의 탐험 여행에 대한 세심한 준비도 전문가적인 장비도 아니었다. 이런 일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 역사적 항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알려져 있었던 모든 육지를 떠나, 그때 보유하고 있던 지식으로는 되돌아간다는 일이 불가능해지는 바로 그 지점에서 더 멀리 서쪽으로 뱃머리를 돌린 그 결단에 있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과학에서도 실질적인 신세계는 어느 결정적인 자리에서 지금까지 과학이 서 있었던 ..

이야기 2021.06.19

삶의 의미

사람은 서로 다른 존재와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게 현실이니까요.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나요? 저는 때때로 우주 한복판에 혼자 떨어져버렸다는 느낌이 듭니다. 나와 동일한 존재는 만나지 못하고, 뭔가 비슷하게 생겼지만, 전혀 다른 존재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한때 저에게도 친구가 있었습니다. 같은것을 보고, 같은것을 느끼고 같은것을 생각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다른 모든 사람이 저에게 친구를 사귀라고 할 때, 저의 친구는 저에게 너는 왜 나를 친구라고 하지 않았냐? 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저에게 니가 변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친구는 자신이 스스로 저의 친구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두려움 많은 사람이고 의심 많은 사람입니다. 저에게 필요한 것은 저에게 친구를 사귀라는 ..

이야기 2021.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