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모르겠지만, 리더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삼국지가 생각났습니다.
전통적인 관념에서 인기 있는 군주인 유비는 대체 무엇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유비 세력에 유능한 사람이 많지만, 왜 유비가 군주인 것일까요? 단지 한 황실 종친이라는 이유로? 명확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당시에 황실 종친은 상당히 많은 상황인데 그리 유력자도 아닌 유비가...?
능력치 사기 캐릭터 조조 때문인지, 유비가 그렇게까지 유능한 군주로 보이진 않습니다. 도원결의 이후로 적벽대전 이전까지 제대로 기반을 닦지 못하고 끊임없이 떠돌기만 했습니다. 전투력으로는 당시 최강이라 할 의형제들과 불리할 때마다 이세력, 저 세력에 붙을 수 있을 만큼의 외교적 교섭력을 가진 부하들이 있었지만 말이죠. 유비가 가는 세력마다 망해버린다는 게 문제지만... 제갈량이 절실했을 것입니다. 단지 군사적인 전략가로서만이 아니라, 난세를 평정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니까요.
한 세력이 제대로 기반을 잡기 위해선 여러 능력자들이 필요합니다. 비전, 통찰력, 전략, 무력, 교섭력, 통치력, 다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은 중요하긴 해도, 다른 사람이 갖추고 있다면 리더 본인에게 그 능력이 필수가 아닙니다.
리더에겐 본인이 갖춰야만 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인덕이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인재를 모아두어도, 구심점이 없으면 흩어져버리기 마련입니다. 오히려 서로 싸우고 적이 되어버리기도 하죠.
관우, 장비, 제갈량이 군주였다면, 그 세력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
회사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저도 여러 직장을 다녀보면서 그 점을 크게 느꼈습니다. 특히 시스템에 의해서 돌아가는 큰 회사가 아니라, 대표 본인이 모든 사람을 직접 만나는 작은 회사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직원에게 내가 이 사람과 함께 인생을 투자하는 것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합니다. 대표가 직원과 공적을 다투려 해선 안됩니다. 직원들이 떠나고 싶게 만드는 게 아니라, 오고 싶게 만들어야 합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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