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실패로부터만 배울 수 있는 것

Novelism 2022. 3. 31. 20:37

 

 성공하는 길을 배우는 가장 좋은 길은 아마도 성공해보는 것일 것입니다.

 실패하는 길을 10가지 아는 것보다, 성공하는 길 하나를 아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성공하는 길을 그대로 가면 되니까요. 세상엔 생각보다 제대로 된 길이 많지 않으니까요. 

  인공지능 분야에서 강화 학습을 공부하다 보면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 것입니다.

 좋은 리워드를 받은 선택을 더 자주 하도록 최적화를 해나가는 과정이 있는데, 당연히 좋은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 길을 한 번도 가지 못했다면 학습이 잘 되지 않습니다. 강화 학습 자체가 인간의 학습의 강화 개념을 본떠서 만든 거라 인간이나 인공지능이나 유사합니다. 

 

 저도 대학원생 시절엔 실패 투성이었지만, 단 한 번의 운 좋은 성공으로 인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무엇이 좋은 연구인지 이해했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훨씬 긍정적으로 변했습니다. 현실이 막막해 보여도 의외로 어떻게든 된다는 것을 현실로 경험했으니까요. 

 

 하지만,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선 배울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실패를 통해서 배운 것은, 실패해도 별로 큰일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행동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그것이 가장 안 좋은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당시 저는 대인기피증이 심했고, 특히 인간관계나 사회적인 문제에서 실패라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제 지도교수님은 부딪히고 깨져보지 않고선 배울 수 있는 게 없다고 저에게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실패를 두려워하며 상상한 것이 사실은 현실에 비하면 별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걱정보다 더 심한 일들이 현실이 된 적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것이 현실이 되니 받아들이는 것 이외에 별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굳이 받아들이지 못할 일도 아니었습니다. 그럼 애초에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걱정한 것일까요. 고작 인생에서 1~2년 정도 허비하는 정도의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걱정했던 건가 허탈하더군요. 제가 무슨 실수 따위 해봐야 그런 것에 아무도 관심도 없고, 얼마 지나면 기억도 하지 않을 일입니다. 내 좁은 시야로 절망 따위를 해봐야 그건 자신이 세상 전부를 안다고 착각한 오만에 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절망하기엔 세상에 대해 아는 게 너무나도 부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