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수를 좋아합니다. 처음 고수가 들어간 묵밥을 먹었을 때는 행주를 빠트렸나 심히 의심하였습니다. 하지만 향신료 같은 느낌도 들어서 향신료일 거라 생각하고 차마 물어보진 못하면서도 혹시 김치가 쉬었나, 정말 행주 빠트린 건가... 온갖 의심을 하였지만 아무튼 어떻게든 다 먹고 나왔던 게 생각나네요. 아직도 생으로는 잘 못 먹겠습니다. 다만, 국에 넣어서 데쳐먹으면 향이 약해져서 먹을만합니다. 맛의 고수가 되려면 고수를 먹을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노력했습니다. 고수 냄새가 특히 싫게 느껴지는 이유는, 여름철 주방 싱크대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하기 때문이라 추측합니다. 음식이 아닌 것에서 나는 냄새가 음식에서 났을 때, 그것을 멀쩡한 음식이라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민트를 예로 들면, 민트향을 치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