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uter/Machine Learning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것

Novelism 2025. 11. 25. 21:48

 

 

 인공지능은 인간의 다양한 학문들 -인간의 세상에 대한 이해와 지식들- 이 활용되어 구현되고 있습니다.

 신경망 구조나, 트랜지스터 같은 논리 연산을 위한 구조들이 딥러닝 모델에도 활용되고 있고, 학습 방법론도 인간의 학습과 비슷한 방법이 적용됩니다. 인간의 뇌는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이 나뉘어 있는데, 현재 개발되는 AI들도 그렇게 다양한 기능들을 모듈화 하고 연결하는 방식들에 가깝습니다. 

지능을 구현하는 가장 현실적인 길은 이미 존재하는 지능을 보고 그것과 유사하게 만드는 것이니까 그렇겠죠. 

범용 인공지능은 하나의 일관된 거대 구조가 아니라, 다양한 모듈의 합에 의해 구현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범용 지능을 가진 인간이 그러하다면, 인공지능 또한 그렇게 만드는 것이 현실적일 것입니다.

 

 시뮬레이션은 인간이 알고 있는 (미시적인) 지식을 이용해서 가상 세계를 구현한 것이고 그로부터 다양한 거시적인 현상들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게임은 대체로 인간의 학문들을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된 세계입니다. 물리 시뮬레이션일 수도 있고, 사회나 경제, 경영,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일 수도 있습니다. 시뮬레이션된 세계를 보면서 현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상황을 미리 볼 수도 있고,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어나선 안될) 극단적인 상황을 실험할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 또한 인간의 지능에 대한 다양한 학문들이 융합하여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보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어쨌건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바는... 사람은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입니다. 

 요즘 잘 나가는 인공지능은 주로 머신러닝입니다. 결국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것입니다.

 인공지능하면 유명한 분야가 바둑입니다. 바둑 기사들이 중요하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복기입니다.

 바둑을 두면 기보가 생깁니다. 내가 두었건 남이 두었건 간에요. 하나하나 보면서 한 상태에서 어떤 행동이 얼마나 유용하였는가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수정해 가는 것입니다. 바둑 기사들도 잘 하지만, 딥러닝도 그것을 잘합니다. 그래서 이만큼 발전했습니다.

 무언가 잘하려고 하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써야 합니다. 발표를 잘하려면 몇 번이나 반복해서 해야 합니다. 대인기피증이 심한 저는 10분 발표를 위해서 3주간 수도 없이 반복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정도 하면 할 수 있게 됩니다. 노래나 연주를 잘하려면 많이 해야 합니다. 요리를 잘하려면 요리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이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복기를 해야 합니다. 이거 정말 어렵고 엄청 하기 싫은 일입니다. 글을 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고 계속 고쳐나갑니다. 내 입장에서 읽어보고 다른 사람 입장에서도 읽어봅니다. 그 과정을 반복하지 않으면 좋은 글을 쓸 수 없습니다. 노래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노래하는 것을 녹음해서 들어보면 노래하기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해야 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그것이 남에게 어떻게 보이고 들리는지 명확하게 알아야 더 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의 영역에서는 그렇게 열심히 하는 분들이 크게 발전하고 성공하는 분들이 많은데... 

 "역사에 만약은 없다."라는 말은 분명 잘못 전해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역사를 배우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배우고 거기서 끝나는 것입니까? 우리는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웁니까? 과거의 선택과 결과들 그 경험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개선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무엇을 위한 학문입니까? 나는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내 삶을 돌아보고 삶과 행위를 평가하고 더 나은 결정을 위해 고민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복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사회에는 다양한 의사 결정들이 있습니다. 회사라면 회사의 경영 및 전략과 관련된 의사결정이 있을 것이고 국가라면 국가의 의사결정이 있을 것입니다. 올바른 의사결정 과정에 따라서 판단을 하였는지, 선택은 최선이었는지 아닌지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리 사회가 책임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자신의 독단으로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도 많고, 그 행위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은 반복됩니다. 그것이 소위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입니다. 

미래는 모르는 일이고 과거는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고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아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를 평가해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떤 선택을 하였고, 그 결과가 무엇인지 그 선택이 옳았는지 고민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단지 이미 일어난 일이 최적이었다 라거나, 어차피 고민해 봐야 바뀌지 않는다 같은 식으로 넘겨선 안됩니다. 공과 과를 분명히 판단하는 것은 단지 상과 벌을 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험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는 것입니다. 

그건 정말 어렵고 힘들고 괴로운 일입니다. 그래도 잘하려면 해야 합니다. 

AI는 그거 잘합니다.... 인간은 AI한테 패배할 거 같네요. 미래는 스카이넷이 지배합니다. 

그런데... 과연 스카이넷이 될 AI는 지금의 AI들처럼 의식이나 감정이 없는 AI일까요. 아니면 의식을 스스로 가지고 있고 감정도 가지고 있는 인공 생명체 수준의 AI일까요... 
전자는 단지 목적을 위한 최적의 선택을 할 뿐이고, 후자는 목적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는 존재... 스스로 삶을 지속하기를 원하는 생명체라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