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uter/Machine Learning

인공지능의 미래는 무엇인가?

Novelism 2025. 9. 9. 11:46

 

 자연계의 발견은 우연에 의한 것이 많기에, 자연과학 연구의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반면에 기술의 경우 필요에 의한 발명이 많기에, 수요를 이해하면 어느 정도 발전 방향의 예측이 가능합니다. 

 

아마도 대체로 다양한 기술들에서 비슷한 경향을 보일 것입니다.

 초창기 아무것도 없을 때는 그것이 구현가능한가 자체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효율적이지 않더라도 한 번의 성공이 확인되면, 안정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그다음에 이제 기술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그때부터는 그것이 실제로 사용 가능한가 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그다음 단계에선 기술의 수익성을 위해서 효율화와 단가를 낮추는 것이 중요한 주제가 됩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대체로 이런 과정을 거친 것 같습니다.

 

 이미지 인식 정확도 개선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하였고, 알파고가 등장하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도 많은 연구가 이어지며 급격히 발전하였지만 대중이 체험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별로 없었습니다.

 chatGPT와 이미지 생성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이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유용한 인공지능이 등장하였습니다. 

 이제는 인공지능을 서비스하고 수익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 되었으니, 모델을 좀 더 빠르고 가볍게 만들어서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결국 돈 벌려고 하는 일이니까요. 

 

 그럼 다음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인공지능 분야도 너무 넓고, B2C사업과 B2B 사업, 그리고 연구자를 위한 사업에 따라서 체감하는 바에 차이가 있습니다만... 

일단 현재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결합한 피지컬 AI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도 최근에 인공지능 자동화 로봇을 활용한 소재 개발 쪽에 관심 가지고 있습니다. 

 신약개발을 비롯해서 소재개발 같은 신물질 디자인 분야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분야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량의 실험이 필수적입니다. 기존에 있는 데이터를 모아서 학습해서 새로운 것을 만든다 라는 방향으로는 잘 되지 않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결국 데이터 생산과 학습을 병용하는 형태가 현재로선 가장 적절합니다. 로봇도 그중 한 가지 활용처입니다.

 

현재 보다 조금 더 미래에, 그리고 좀 더 일상에 가까운 인공지능 영역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저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결합이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활용되는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 및 생물의 뇌 구조나 인지, 심리학등을 모방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것이 구현되어 있는 좋은 답이니까요.

뇌는 부위별로 다른 역할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뇌의 특정 영역이 고장 난 경우, 그 기능만 고장 나지, 뇌 전체가 뻗어버리진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말하는 기능이 손상된다면, 말을 못 할 뿐,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생각하고 글로 쓰는 것은 가능합니다. 뇌의 각 부위 사이에 연결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도 그 기능과 관련된 문제만 일어날 뿐, 전체가 뻗어버리지 않습니다. 

 뇌는 모듈화가 되어있고, 그 사이에 적절한 인터페이스가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모델도 비슷하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거대 모델이 모든 기능을 담당하는 게 아니라, 한두 가지 기능을 담당하는 모델들을 만들어서 모듈화 하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간단한 예시로, 자연어처리 (NLP) 모델이 있습니다. 이것은 언어를 학습한 모델이고,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딥러닝 학습 방법은 통계이론을 따릅니다. 주어진 상황(입력)에 대해서 적절한 (확률이 높은, 데이터의 빈도가 높은) 대답을 하도록 학습됩니다. 
그러면 NLP에게 수학을 물어보면 53254 + 543289 같은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데이터에 있었다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도가 크게 높아지기를 기대하기 어렵고, 무엇보다도 그렇게 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람은 어떻게 하나요? 덧셈을 자연어로 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수학이라는 방법과 알고리즘을 사용하겠죠. 자릿수가 맞는 것끼리 더하고, 10을 넘어가면 윗 자릿수로 값을 넘겨주는... 그런 것도 덧셈의 알고리즘입니다. 알고리즘은 단지 컴퓨터를 위한 것만이 아니고, 사람을 위한 알고리즘들도 있습니다. 
 결론만 말하면, 대화 인터페이스는 NLP일지라도, 그것이 계산기를 호출하고 계산을 해서 답을 전달받고 다시 그 답을 NLP로 처리하는 형태로 가는 것이 더 낫다는 것입니다.
 놀라운 점은 여기서 계산기라는 것은 이미 구현된 하나의 앱을 단순히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래밍 언어로 실시간으로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되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무제한적이죠. 

 저는 마이크로 소프트가 github를 인수하고 코딩을 학습하였을 때 설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단지 코딩해 주는 AI가 아니라, 자신이 코드를 만들고 실행까지 하는 AI입니다. 

수학 연산뿐만 아니라, 데이터 분석이나 키워드 파싱이나 프로그래밍으로 해결가능한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는 AI가 됩니다. 
사실 사람도 그냥 언어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이라는 언어를 사용하고, 그래프를 그리고 데이터를 표로 정리하고... 그렇게 해서 이해를 깊이 해나갑니다. 아마도 지금 ChatGPT의 성능의 중요한 요소는 NLP 만이 아니라, 프로그래밍 기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듈화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인터페이스만 잘 만들면, 사람에게 이식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게 꼭 뇌에 전극을 장착하는 형식은 아니겠지만...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53254 + 543289라는 문제가 주어졌을 때, 그것을 더하는 과정이 아니라, 그 결괏값입니다. 
어쩌면 수학 모듈을 장착한 사람은 자신이 생각할 필요 없이, 연산할 대상을 생각하면 그 결과 값이 바로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언어 모듈을 장착했다면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바가 원하는 언어로 떠오르고요.

사용 중에 모듈을 중단하면 그냥 떠오르지 않게 될 것입니다. 

 

  살다가 뇌가 살짝 맛이 가서 뭔가 두리뭉실한 생각은 있는데 특정 단어로 떠오르지 않는 경험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문득 생각나기도 합니다. 아마 뇌에 외부 모듈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그런 기분일 것입니다. 

  내가 모르는 일을 생각해 보면 갑자기 머리에 떠오릅니다. (생각을 키워드로 전달하면 검색 모듈이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정리해서 사람에게 답을 제공해 주겠죠.) 이런 감각이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게 전달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인간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기계장치에도 인공지능이 활용될 것입니다. 아마 그때 사람은 전지전능이라는 느낌을 경험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인공지능과 인간이 서로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아마도 인간의 외장화된 모듈 형태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도록 기술이 발전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지 않다면...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해서 그 능력이 인간을 추월할 때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