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자본주의와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

Novelism 2022. 10. 17. 21:24

 

  몇 달 전 문득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초, 중, 고등학교 다니면서 뭔가 배운 것 같고,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데 정작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명쾌하게 와닿지가 않는 것이었습니다.

 XX 주의라는 것은 보통 XX에 가치를 부여하고 XX를 추구하는 사상입니다.

 그런데 자본을 추구한다? 좀 이상합니다. 자본가가 된다? 부자가 되자? 뭔가 말이 안 됩니다. 

 아마도 자본주의는 자본을 추구하는 사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위키백과에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자본주의는 "재화의 사적 소유권을 개인이 가지는 자유의지에 반하거나 법률에 의하지 않는 방법으로는 양도 불가능한 사회 구성원의 기본권으로 인정하는 사회 구성체이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대충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별로 납득이 안 갔습니다. 

 왜냐하면, 재화의 사적 소유권을 인정하는 가치관은 고대 사회에서도 있었고, 고대 사회에서도 부자는 존재하였는데, 자본주의는 비교적 후대에 시작된 것으로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본과 재화가 동일한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통념적으로 생각하는 자본주의는 이것만으론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아마 이 정의는 자본주의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제 카카오 사태를 겪으면서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느낌이 왔습니다. 

(제 티스토리 블로그 접속도 안되었고...) 

 

국가와 국민의 관계부터 다시 생각을 해봅니다.

 국가는 국민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민은 국가에 세금 혹은 노역(혹은 군역)을 제공합니다. 

서비스 중에는 국가가 지원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다양한 일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치안, 응급 구조, 도로, 통신, 전기, 수도 등 사회 인프라 지원, 교육, 법률, 복지, 사회보장 등...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상당한 일들을 국가가 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생각된 거대 사업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주로 진출하는 일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요즘 진지하게 화성에 가려고 하는 조직이 있습니다. 그것은 국가가 아닙니다. 민간 기업이고, 그 수장은 일론 머스크입니다. 기업이 국가의 역할을 대신하거나, 국가와 맞먹는 힘과 역량을 가지는  사회... 이것이 자본주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국민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역할처럼 느껴졌는데, 많은 일들은 이미 국가가 직접 하지 않고 민간, 혹은 공/사 기업으로 이양되었습니다. 예전에 예비군 훈련에 갔을 때 적 침투로부터 중요한 기반 시설 중에서 가스 충전소가 있어서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국가 시설이 아니라 민간 시설이었기 때문입니다. 왜 민간 시설이 중요한 시설일 수 있는지 좀 당황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자본주의가 시작되기 전의 국가는 많은 사업들을 국가가 직접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많은 일들이 민간으로 넘어왔습니다.

소위 가계-기업-정부 가 경제의 3대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굳이 국가가 모든 것을 하지 않더라도, 기업이 국민에게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윤을 획득합니다. 

 

 예전에는 화폐를 발행하여 원활한 상행위를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거래는 카드나 계좌 이체 같은 형태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가 아닌 민간 기업들입니다. 거기에 필요한 인프라도 민간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이 상황이 매우 무섭게 느껴집니다. 

 카카오 사태로 (좀 과장하면) 많은 기본 인프라들이 마비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카카오를 이용하여 요금을 지불하고, 지도와 교통 정보를 확인하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업 영역은 그만큼 과거에 국가의 일이었다고 생각한 영역까지 침투하였습니다.

 이렇게 기업이 중요 인프라를 담당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고 돈 받은 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업의 책임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와버린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기에, 사회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자신이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