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바쓰 (중국식 맛탕) 만드는 법

Novelism 2021. 3. 27. 00:57

중국식 맛탕 바쓰 만드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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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편이상 맛탕이라 적었지만, 양념 치킨과 닭강정만큼이나 다른 요리입니다. 

저는 요리를 감으로 합니다. 저울? 없습니다. 온도계? 없습니다. 시간? 제 마음속의 비트뿐 
저는 과학자이긴 한데... 과학자에게 너무 많은것을 기대하면 안됩니다. 

우선 고구마를 자르고 튀깁니다. 적당히... 적당히라고 하면 다 적당히 하면 됩니다. 요리를 처음부터 성공할 생각 하지 마세요. 뭐든 실패하고 시행착오로부터 배우는 것입니다. 실패로부터 배우는 사람은 어리석은자이지만 바보가 아닙니다. 

고구마 튀김?

 

튀긴 고구마!!!!!

다 튀겨지면 일단 접시에 담아둡니다. 


 일단 바쓰 만드는법을 공부하는 과정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해선 제 어린시절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겠네요. 

어린시절 저는 불꽃놀이용 화약에 매료되었던 것 같고, 화학자가 될까 잠깐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생물학자와 물리학자가 될 생각이 더 강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 1학년 때 물리, 화학, 생물 실험을 다 수강하다가 화학 실험에서 염산인지 황산인지를 코에 가져가버린 후로 아 나는 화학 하면 안되겠다.. 라고 생각하고 포기 했습니다. 

 요리는 제 인생입니다. 삶입니다. 취미가 아닙니다. 욕구입니다. 요리를 못하면 욕구 불만에 빠져서 미쳐버립니다. 

 먹고 싶은 욕망만 있는게 아닙니다. 새로운 요리를 만들고 싶다는 충동에 빠져듭니다. 
 아무튼 요리와 화학은 비슷한데, 화학은 먹을 수 없는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요리와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화학이라곤 일반 화학밖에 모르지만, 분자요리를 배우러 화학과에 박사 후 연구원으로 갔습니다. (엥?...) 
 그리고 지금은 뭔가 약을 만들려고 노력중이지만... 

 하지만 제 화학지식은 일반화학 뿐... 그것도 반쯤 까먹은... 굳이 말하면 저는 화학자가아니고... 연금술사 입니다.  computational alchemist
화알못입니다. 그러니까 저에게 전문 지식을 기대하셔도 소용 없습니다. 
그래서 왜 이런 이야기가 튀어나왔냐.. 한다면...

설탕은 물에 녹는가 기름에 녹는가에 대한 이야기 때문입니다. 음... 그것도 몰랐습니다. 설탕의 분자구조도 몰랐습니다. 모르니까 공부하러 갔죠. 알면 갔겠습니까?
아무튼 지식이 없으면 실험을 해보면 됩니다. 연금술이란 그런 것입니다. 제가 실험 해봤는데, 설탕은 물에 잘 녹고 기름에 잘 녹지 않습니다. 분자 구조를 보니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군요. 

 왜 이런 소리를 하는가 하면...

 맛탕과 바쓰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맛탕은 시럽을 사용하고, 그냥 끈적이고 축축한 소스에 버무려집니다.

 하지만 바쓰는 바삭하게 설탕으로 코팅되어있습니다.

 바삭한 설탕을 만들려면, 설탕을 물에 넣고 끓인 후 녹이고 물을 날려버리면 (시럽) 사탕처럼 단단하게 굳어집니다. 

(그건 제가 어릴 때 실수로 주전자에 설탕물을 끓여서 주전자에 설탕이 달라붙어 고생할 뻔 했지만, 간단하게 세제 넣으니 다 녹더군요.)

그래서 맛탕을 만들되, 시럽에서 물을 충분히 날리면 바쓰가 될거라 생각하고 시도했지만, 망했습니다.

몇번 해봤지만 다 망했습니다.

다음 시도.. 그럼 물을 넣지 말자... 설탕을 녹여보자.. 망했습니다. 설탕이 굳어서 덩어리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인터넷 보고 좀 찾아보니까 기름에 넣고 녹이면 된다.. 라고 했습니다.

 말로 봐도 이해가 안가죠.. 하지만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실험은 위대합니다. 우리는 현실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측정과 실험의 연속입니다. 우리는 실험을 통해 많은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일단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설탕을 넣습니다. 그냥 취향대로. 취향은 존중합니다. 

어휴 화알못 기름에 설탕을 녹여봐라 녹나...

자 그리고 열을 가합니다... 가하다보면... 뭔가...뭔가? 어라? 이건...? 

튀겨집니다. 

뭐든 튀기면 맛있죠. 설탕도 튀기면 맛있습니다. 

여기서 기름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일종의 열적 버퍼 역할일 수도 있고, 설탕이 잘 퍼지게 하는 역할도 하는 것 같고... 

아무튼 기름이 중요합니다. 기름이 답입니다.

적당히 저정도 상태가 되면 고구마 튀김을 넣어줍니다. 에이 고구마 튀김이 아니라 튀긴 고구마에요. 튀긴 고구마! 튀!긴!고!구!마! 

기름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버무려줍니다. 아... 감동적이에요. 기름의 비밀을 모르고 시행착오하던 그 끔찍한 과거가 떠오르는군요.

기름이 있어야 사탕 시럽이 얇게 코팅됩니다. 없었다면 고구마를 만나고 바로 식어서 굳어버리거나, 원하는 모양이 안나옵니다.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은 힘들고 어렵지만 그걸 이겨냈을 때 성취감이 느껴집니다. 

 

굳히기 들어갑니다.

 적당히 되면 건져서 종이호일 위에 올리고 식혀줍니다.

 잘 식히면 얇고 바삭바삭한 설탕 코팅이 됩니다. 

참고로, 밤고구마로 하면 별로 맛 없습니다. 호박고구마로 하세요. 호박고구마

 결론: 뭐든 기름에 튀기면 맛있다. 설탕도 튀길 수 있다. 이런 요리 처음 생각해낸 사람은 천재인거 같다. 설탕은 기름에 안녹는다. 화학 공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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